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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호주 병원 이야기 첫번째 (응급실 편 / 관련자료 보기 - 클릭) 에 이은 브리즈번 병원 관련 두번째 포스팅 입니다. 저의 주관적인 시선과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다시 찾은 응급실, ACU 집에서 수술 ...

호주 병원 이야기 : 브리즈번 PAH - 두번째 (수술/퇴원)

지난번 호주 병원 이야기 첫번째 (응급실 편 / 관련자료 보기 - 클릭) 에 이은 브리즈번 병원 관련 두번째 포스팅 입니다. 저의 주관적인 시선과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다시 찾은 응급실, ACU

집에서 수술 후 병원에서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어젠 주차장을 찾아 한참을 헤맸었지만 한번다녀갔다고 낯설지가 않다. ACU (Acute Care Unit)로 가려면 응급실을 통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서 접수처에서 보호자임을 알리고 개인 인적사항, COVID - 19 관련 증상 유무 기입 후 Visitor 스티커를 받고 들어갔다. 

어제 밤보다 조금 더 편해 보이는 (?) Yellow 로 아내의 베드가 옮겨져 있었다. 의사의 회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간호사들이 이것 저것 필요한 체크와 필요한 것, 불편한 곳 확인을 한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분명 어제 야간 근무를 했을 터인데 참 밝고 친절하다. 우리 담당 간호사는 아니지만 한국인 남자 간호사도 잠깐 들러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었는데 역시 한국말이 편하다. ㅋ 

여자 의사와 인턴으로 보이는 그녀의 팀들 (아마 인턴인듯)이 함께 와서 수술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고 수술하는 복강경 (Laparoscopic) 방식으로 예상 수술 소요시간은 40분, 교통사고 같은 심각한 환자들이 발생하지 않다면 이른 오후시간 안에 수술이 진행될 거란다. 최대한 빨리 진행되었음 하는 마음이지만, 병원에서 진통제와 수액 효과인지 아내의 상태가 괜찮아 보여 조급함은 없다. 







수술, 그리고 스타벅스 

다른 충  Unit 으로 베드가 옮겨지고 (아마 수술 전 대기하는 곳 인듯) 두시간 정도 흘렀을까..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제 수술실로 이동을 할거란다.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 처음이라 살짝 긴장. 의학 드라마에서 보던 OR (Operating Room)이 아닌 Operating Theater 라고 표시되어 있는 문 앞에서 아내와 인사를 하라는 간호사의 말에 드라마와는 많이 다른 어정쩡한 작별을 하고 수술실 문이 닫혔다. 

수술실 앞에 대기한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 그흔한 대기실 의자 조차도... 간호사는 수술마치고 회복 후 이동하게 되면 전화를 줄테니 차를 마시던지, 일을 하던지 나의 시간을 보내고 오라는데... 수술질 앞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머리속과 달리 현실은 심플하고 밋밋하다. 회사에 다녀오는 건 무리일 듯 싶고, 병원안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엄청난 커피 소비국이자 로컬카페의 위력으로 스타벅스가 그닥 기를 펴지 못하는 호주인데 병원에 스타벅스가 왠 말인가. 스타벅스 커피 보단 로컬 커피를 즐기는 편이나 텅빈 나의 배는 스타벅스의 포만감 넘치는 그린티라떼와 햄치즈 크로와상을 외친다.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2시간 정도를 보냈다. 장시간 죽치는 진상 손님으로 여기겠지만 병원 특성상 이해해 주겠지. 

2시간 정도가 흐르고 울리지 않는 전화에 살짝 걱정이 되어 수술실로 올라갔다. 안에 들어갈 수도 없고, 작은 창구 같은 곳엔 사람이 없다. 물어보고 싶은데 물어 볼 곳이 없다.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자 지나가던 병원 관계자가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다. 상황을 설명했더니 자기는 이쪽 파트가 아니라서 확인이 힘들다고 미안해 한다. 미안하긴..먼저 물어봐줘서 내가 고맙지. 

잠시 뒤 수술실 안에서 간호사로 보이는 누군가가 나온다. 나의 물음에 잠시 들어올 것을 권하고 컴퓨터로 확인 후 친절히 수술의 경과와 현재의 상태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옆에 다른 간호사 한명은 아내가 누군지 알겠다며 이런 저런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 친절하고 유쾌한 두명의 간호사들로 인해 약간의 긴장감은 이미 온데간데 없어짐. 마취가 풀리고 회복하는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니 전화를 기다리는 걸로 



SCU 와 ECU 에서의 이틀 

간호사로 부터 걸려온 전화, 마취에서 깬 아내와의 잠깐의 통화 이후 SCU (Surgical Care Unit)으로 옮겨 지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SCU를 찾는데 잠깐의 혼선이 있었지만 결국 긴 잠에서 깨어난 아내와 재회를 했다. 링겔을 꼽고 수술부위 통증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간호사 말로는 상태 괜찮으면 보통 다음날 퇴원한다고 하는데.. 과연?

SCU 는 일반 병실이 아니라서 베드간 커튼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공간확보로 보호자를 위한 작은 Reclining Seat이 있어 감사할 따름. 그곳에 있는 환자가 한 10 명 정도쯤 되었을까? 근데 간호사 수도 비슷한 듯 그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참 밝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묻는 그들의 말투에 진심이 묻어난다. 침대 각도, 침대에서의 위치, 화장실 갈때의 도움, 통증의 강도 확인과 진통제.. 하나하나 세심하게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다. 

보호자는 그곳에서 같이 잠을 잘 수 없고, 오후 8시 까지만 함께 있을 수 있다. 왠만하면 걱정이 좀 되었을 텐데 너무 자주와서 체크하고 묻는 간호사들 덕분에 마음 편히 집으로 돌아왔다. 응급실과 SCU에서 본 환자들은 보호자 없이 오는 경우가 많았다. 혼자서 괜찮을까 괜히 속으로 오지랖 넓게 했던 걱정이 사라진다. 보호자 보다 더 나은 특급 전문 도우미들이 있으니.




 

너무나 심플했던 퇴원 

아내는 이틀밤을 병원에서 머문 후 퇴원했다. 그 기간 동안 몇 번을 그곳을 들락 날락 했는데 퇴원하는 순간 우리가 있었던 곳이 SCU안의 ECU (Extended Care Unit) 였음을 알았다. 약자가 다 대학교 이름과 비슷하다 SCU - Southern Cross Unviersity / ECU (Edith Cowan University) / ACU (Australian Catholic University)...이놈의 직업병 

의사가 상태를 체크 후 퇴원 컨펌을 했다 몇가지 주의사항과 복용할 약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다시 내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살짝 놀랍. GP 가서 수술부위 잘 아물엇는지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응급실, 수술 및 입원 모든 과저에 대한 치료비는 Medicare Cover 로 커버. 수납 이런것 없이 그냥 나가면 끝. 12학년 아들 때문에 새로 바뀐 ATAR 에 대해 나의 이야기 했던 한 간호사는 끝까지 밝은 미소와 친절함을 고수하며 정겨운 굿바이를 해주었다. 퇴원의 홀가분함 보다 너무나 고마웠던 간호사들 덕분에 퇴원이 한층 더 행복해졌다. 




무수히 많은 학생들을 호주 간호학과에 입학시켰고, 호주 간호대학에 관해서는 줄줄줄 외우고도 남지만 환자로, 보호자로 호주 병원을 경험한것은 처음이었다. 그곳에서 두명의 한국인 가호사를 만났고, 실습나온 TAFE QLD 와 ACU 학생들도 보았다. 담당하는 환자수의 차이 떄문인지 몰라도 그들을 한결같이 차분했고, 여유가 느껴졌으며, 환자들을 세심히 신경썼다. 덕분에 아내의 PAH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5점 (0.5는 두끼의 맛 없는 식시로 인한 감점), 나역시 9.5 (0.5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주차장과 매번 지불해야하는 주차비로 인한 감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기분과 감정은 그 서비스를 받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호주에서 첫 수술과 입원, 퇴원의 전 과정을 평안하게 감사하게 보낼 수 있게 해준 PAH 의료진들의 서비스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